고사리는 설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나물 중 하나입니다. 일명 '산에서 나는 소고기'로 불릴 만큼 영양적 가치가 풍부합니다. 단백질, 비타민B1, 칼륨, 인 성분 등의 성분을 함유합니다. 그러나 고사리를 먹지 않은 남성이 의외로 많습니다. 고사리가 정력을 감퇴시켜 남성에게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실제로 동의보감에서는 '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양기가 줄면서 다리가 약해져 걷지 못하게 된다'는 문구가 확인됩니다. 정말 고사리는 남성에게 좋지 않은 음식일까요?
=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닙니다. 고사리가 정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관련 연구 결과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설과 달리, 올바른 방법으로 조리해 먹으면 기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고사리는 나물류 중 유독 단백질 함량이 높습니다. 고사리 100g당 약 3.7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어 변비 예방에도 좋습니다. 이 외에도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 ▲체내 노폐물 배출 ▲면역력 강화 ▲콜레스테롤 감소 ▲신진대사 활성화 등 여러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동의보감에서 나오는 '다리가 약해진다'는 말은 고사리의 티아미나아제(thiaminase) 성분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티아미나아제는 비타민B1인 티아민을 분해하는 효소를 말합니다. 몸속에 티아미나아제가 많아지면 티아민이 부족해져 각기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각기병은 말 그래도 다리 힘이 약해지고, 지각 이상이 생겨 보행 곤란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고사리를 데치거나 삶아서 먹는 과정에서 티아미나아제 성분은 파괴됩니다. 익히지 않은 생고사리를 먹는 경우도 잘 없으며, 식탁에 매일 오르는 음식도 아닙니다. 비뇨의학 전문가들 역시 고사리 섭취와 정력 감퇴는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 중요한 건 조리법입니다. 생고사리는 반드시 여러 번 데친 다음, 물에 담근 뒤 먹어야 합니다.
프타킬로사이드(ptaquiloside)라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기 때문입니다. 노약자나 간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생고사리의 독성물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빼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고사리는 5분간 데친 후, 그 물을 버리고 4번 이상 깨끗한 물을 바꿔가며 12시간 물에 담그면 독성물질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생고사리의 독성물질인 프타킬로사이드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조리법을 찾기 위해 1년 동안 광주 근교에서 채취한 고사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생고사리는 5분만 데쳐도 독성물질이 60% 이상 제거됐습니다. 남은 독성 물질의 2/3는 열에 의해 발암성이 제거된 물질로 전환됐습니다. 데친 후 여러 번 물을 갈아 12시간 담그는 경우 독성물질이 최대 99.5% 이상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치는 시간보다는 가열 여부가 중요하며, 담그는 물을 자주 교체해 주는 게 독성물질 제거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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